2013.8. 잡은 피래미

 

낚시 도구가 대충 집에 있긴하지만 난, 원래 낚시하고는 별 인연이 없는

편이다. 낚시 가서 고기를 잘 잡은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래서 그닥 고기

잡으러 가자는 생각도 없다. 물론 서해 바다에 가서 우럭이며 바다 장어를

잡은 기억은 있지만, 옛날 우리 시골동네에 살때 장마철에 비를 맞아가며

얼게미로 논고랑을 거슬러오는 송사리를 잡은 추억과 웅뎅이에 물을 퍼서

나중에 고기가 퍼덕거리는걸 본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그런데 작년 여름에 아들이 피래미를 잡으러 가자했다. 가까운 곳은 온통

오염이 되서 그나마 찾은곳이 안성의 금광저수지 상류, 안성베네스트 골프

장 거의 다가서 개울가였다.

 

피래미가 처음엔 잘 잡히더니 그것도 기술이 필요한지 슬슬 안잡히기 시작

한다. 견지 기술도 어색하고,,결국 저 7마리의 피래미를 정리해서 라면에

끓여 먹는걸로 만족해야했다.

 

근데 올해 또 피래미를 잡으러 가잔다. 물고기중에 제일 작으며 손맛도 아주

미약한 저 피래미를 잡으러 가자고.. 금년 1월인가 송어를 잡으러 가서

20여 마리를 잡은적은 있으나 사실 민물 저수지에 죽치고 않아 붕어등을

하염없이 잡는 사람들을 보면 참 이해가 안가는 면도 있었다.

 

민물이고 바다고 간에 물고기는 특유의 비릿내가 심해서 이게 또 낚시를

꺼리게하는 요인이 되기도한다. 다시는 고기잡아 집에 가져올 생각 마라..

이런 얘길 들은 이후 더더욱 낚시엔 매력을 잃어버렸다. 그만큼 비릿내는

집에서도 처치 곤란이란 얘기다.

 

 

청평지나 현리 초입의 개울가에서 아들^


 

그런데 작년 여름부터 아들이 자꾸 피래미를 잡으러 가자고 조른다.

또래 친구들이 아마도 낚시를 하는 애가 없는듯,,

 

누가 피래미 잡으러 같이 가려는가? 라고 제의를 해왔다면 나는 단연

코 노우 했을것이다. 물고기중에 거의 미물 수준인 피래미를 잡으러

가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붕어나 메기 잡이를 갈 생각도 없고 바다 낚시는 시간이 없어 또한

갈 생각이 없다.

 

그런데 아들이 가자니까..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오케이다. 왜?인가..

그저 단순히 부자지간에 하나의 추억거리를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비록 피래미 몇마리를 잡는 하잘것없는 낚시일지라도 그것이 나와

아들 사이에 남는 추억이 된다면 나는 기꺼이 동의해줄 수 있기 때문

이다.


 

해서 어제 8.9 저녁 청평으로 방향을 정하고 오후 늦게 달려갔다. 청평

가는길은 차량으로 빽빽했다. 대성리 훨씬 전 고갯길부터 밀리는 차는

청평 시내까지 쭈욱 이었다. 해는 뉘엇뉘엇하고..갈길은 바쁜데,,

홍천강 줄기가 견지 낚시로 유명했는데,,이젠 오염되어 별로란다.

도대체 이 나라는 피래미 하나 살기도 힘들게 전국이 오염됬다는 얘

기인가? 피래미 하나 잡으러 가는데 차량으로 70-80 키로는 족히

나가야 하다니.. 금수강산은 옛말이로다. 시골에 빼곡히 들어찬

축사며 공장등으로 인해 맑고 깨끗한 시냇물은 어딜가도 구경하

기 힘들게 되었다. 피래미는 적어도 1급수는 아니어도 2급수 이상

은 되어야 사는 모양이다. 분당 탄천에도 피래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 많은 잉어들은 떼를 지어 다니건만,,

 

저곳 현리입구 조종천도 나중에 올라가 보니 끝도없이 개울가에 지어

진 펜션등으로 인해 생각보다 많이 오염된듯하다. 도무지 피래미가

보이질 않으니 말이다. 피래미가 없으면 오염된 개울인가? 그런것

같다.

 

주변 산수도 좋고,,물도 많으나,,피래미는 거의 없었다.

 

아들과 10여 마리의 피래미를 잡아 라면 두개를 넣고 어두운 시냇가

콩크리트 구조물 위에서 끓여 먹으며 이제 앞으로는 이런 피래미 잡

으러 그만 오자.. 릴 하나 사서 베스같은거 잡으러 가보고 나중에

좀더 실력이 늘으면 캐나다 같은데 가서 오염되지않은 냇가에서 송어

잡이 같은거 해보자.. 이렇게 다짐을했다.

 

깨끗한 물과 오염되지 않은 물고기를 잡으며 자연에 동화되는 모

습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30년전에 일본 도치키현에 사는

형님을 만나러 갔을때 바로 집뒤 개울에서 낚시줄을 던지는 사람들

을보며 조용한 평화같은걸 느꼇었다. 그 개울은 닛코에서 흘러오는

물이었는데,,얼핏봐도 맑고 깨끗하였다.

 

피래미 한마리 잡으러 70-80키로는 나가야하는 나라,,그나마 그곳도

맑고 깨끗한 물은 아닌 전체적으로 오염도가 심한 이 나라..

4대강만 중요한게 아니라 우선 동네를 흐르는 개울부터 맑고 깨끗

하게 해야 큰강도 깨끗해지는게 아닐지. 국토와 시냇가가 오염되

면 국민들의 건강과 행복지수가 떨어지는건 당연하다 할것이다.

아직 오염되지 않은곳이 있다하나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는

곤란하다.

 

깨끗한 땅과 맑은 물,,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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