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여행 --(1) 월출산 무위사로
남도 여행의 첫째는 봄철의 강진 땅이라 했다.

강진의 붉은 황토흙과 샛파란 하늘과 진노랑의 개나리와

피어  오르는 보리 이삭의 연푸른색을 보지 않고는

한국의 자연색을 논할 자격이 없노라고

일찌기 유홍준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힘주어 말한  적이 있었다.
그래??
얼마나 강렬한 색감을 나타내면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게 참으로 궁금했었다.
강진의 황토색이라~ 남도의 색깔은 정말 그런 건가?
흐릿한 날씨를 뒤로하고 광주를 지나 월출산으로 향하는 길은
한적한 반면 네비가 없으면 정말 만만히 찾아갈 수 없는 곳이다.
천안까지 일부 막히고 논산 부근에서 정체를 하고
전주 이후부터 비를 맞으며 달리다 보니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영암을 멀리서 바라보는 고갯길에 이르르니
한적한 찻집과 조그만 암자가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다.
이미 목련은 꽃잎이 지기 시작하고 벗꽃이 만개했는데
누렁이 한 마리가 낮선 손님을 보고 멍멍 짖어대기 시작한다.
고개위에 다소곳이 자리잡은 조그만 암자 
노오란 수선화가 텃밭에 피어 있었다
 

 

멀리 영암쪽을 바라본 전경 --
넓은 벌판이 좌측의 월출산과 대조를 이룬다.
無爲寺 ! 무위 자연의 그 무위인 모양이다.
절앞에 가면 뭔가 좀 요기를 할수 있겠지.. 하고 겨우 문앞에 당도하여 보니
아무것도 먹을게 없다.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 나와 차밭 을 지나 내려오니
무성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동네가 나온다.
메뉴는 토종 오골계,오리 주물럭,삼계 등등 ..하필 여기까지 와서 오리를 먹다니,,
시간을 아낄겸 오리 주물럭을 시키니 한참만에야 나온다.
처음 보는 매실 장아찌에 풋풋한 상추와 맥주 한병을 곁들여 먹고나니
시간이 4시가 넘어 버린다.
월출산 기슭에 재배중인 차 밭을 얼릉 보고 무위사 경내로 들 어선다.
아주 작은 절로 벽화가 유명하고 극락보전의 목조 건물이
단아한 걸로 알려진 사찰 이다.
주말인데도 찾아오는 이도 별로 없어 한적하기 그지 없으나
절은 보수와 증축에 한참 바쁘기만 하다.
오후 5시까지인 유물 전시실을 겨우 들어가 극락보전
보수시에 나왔다는 벽화들을 찬찬히 들여다 본다.
 

 

무위사 들어가는 길에서 본 월출산의 봉우리 모습

 

 

 

산자락에 자리잡은 강진 녹차밭 전경
 
 
극락보전 벽에 그려져 있던 벽화
 
 
 
어느 사찰이건 그곳엔 아주 오래된 나무들이 있게 마련이다.
무위사 극락보전 앞으로 세그 루의 느티나무가 서있는데,,
참으로 보기가 좋다.
어딜 가든지 멋진 나무가 보이면 사진을 담는 버릇이 습관처럼 배어 있는데,,
이곳의 느티나무도 그랬다.
극락보전의 오래된 목조 석가래는 부석사의 무량수전과 같이
목조건물의 진수를 보여준다.
목조로 만든 빗살문짝의 모양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명작이다.
월출산을 북쪽으로 두고 아담하게 강진 포구를 바라보며 자리잡은 무위사!
찾아오는이 적어 한적하기 그지 없는데 천리 길을 달려 저녁나절에 도착한 객은
훠이훠이 한바퀴 돌아나오면 그만이다.
봉헌촛불 하나를 올 리고 갈길을 재촉해야했다.
극락보전의 모습
 
극락보전의 빗살창 모습
 
 
 
 
 
좀 멀리서 본 극락보전의 모습^^*
 
 
법당 안뜰 앞으로 세 그루의 느티나무가 서있다..하늘을 향해 맘껏 뻗어난
가지의 자유로움이 가슴에 시원하게 와 닿는다^^ 
 
입구 우측에 자유롭게 자란 대나무 숲~
 
남도의 곳곳에는 이렇게 대나무가 흐드러지게 자라고 있었다~
마침 그날은 날이 흐린데다 늦게 도착하여 강진의 그 원색을 찾기 힘들었다.
참고로 유 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중
남도답사 일번지-강진.해남(1) 편의 끝부분을 소개 해 본다^
 
[[나는 우리 시대의 화가들에게 단호히 말한다.
남도의 봄빛을 보지 못한자는 감히 색에 대하여 말하지 말라.
'되다란' 기름기의 번쩍이는 물감을 아무런 정서적 거부감 없이 사용하면서
함부로 민족적 서정이니 향토색이니 논하지 말라.
그리고 모든 화학 공학자,모든 화공품 제조업자,모든 화장품 회사,모든 염색업자,
모든 물감 공장의 관계자들에게 민족의 이름으로 부탁 드린다.
그 뛰어난 기술,그 좋은 시설의 100만분의 1이라도
잃어버린 조선의 원색을 찾아내는데 사용해 달라고.
우리에게 무한한 환희와 감정으로 다가오는
향토의 원색을 제조해 달라고.
남도의 봄, 그것은 우리가 영원히 간직해야할 자연의 원색이고
우리의 원색인 것이다.
나는 그날 그 원색의 물결속을 거닐고 있었던 것이다.'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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