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라도 좀 다녀와야지?
이 더운데 어딜 간다 해도 시원하게 피서를 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생각되었다.
서벽이라는 동네는 백두대간 수목원 바로 아랫동네였다. 동네 모퉁이에
자리 잡은 2층집은 방이 2개였고 거실에는 살림 도구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어 지내기에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깨끗하고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의 방과 거실 천장에는 편백나무가 시공되어 은은한 향이 몸과
마음을 휘감았다.
무엇보다 저렴한 숙박비는 덤이었다. 1일 65,000원은 이 깊은 산중에
찾는 이가 드물단 반증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금년 여름휴가는 전에도 몇 번 가 본 적이 있는 봉화지역을 거쳐
가면서 부터 시작되었다.
점심으로 찾은 봉화 한약우 타운~
그런데 이곳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를 하고 있었다.
바로 은어를 가득 수조에 가득 넣어두고 판매를 하는 거였는데, 이번 유례없는 강원지역
장맛비로 애써 준비한 은어 축제가 무산되어 할 수 없이 비축해 둔 은어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였다.
마당 앞쪽에서 은어 1kg에 1.2 만원~
우린 1.5 만 원어치 튀김을 구입했다. 튀긴 은어 맛~ 조금은 특이하기도 했지만 특유의
은어향은 별로 나지 않았다.
"저 많은 은어를 대체 어떻게 잡았대요? " 물으니
"은어가 양식이 되잖아요~" 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은어가 저리 많은가? 은어 양식장 한번 들러보고 싶네~
이번 숙소가 있던 서벽리~ 에 있는 서벽초등학교!
해질녁에 저 운동장에서 맨발 걷기를 몇 번 했었다.
이런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될까?
교정에는 이순신과 세종대왕 동상을 세워두긴 했는데, 물론 그런 위인을
본받아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애써야겠지만,
그 보다도 행복한 생을 살아가는 법을 좀 가르쳐 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백두대간 수목원은 아직 초창기라 할까~
호랑이 두 마리를 가두어 기르긴 하지만, 그 멀리 태백산 자락까지 가서
수목원만 탐방하기엔 조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긴 한데!.
그 높은 산에 웬 호두 나무가 그리 많은지!
도착 당일 찾았던 백두대간 수목원에서 본 호랑이~
수목원에 유달리 많은 호두나무~
펜션옆을 흐르는 개울에서 밤새 물소리가 마치 폭우가 내릴 때 나는 소리처럼 들렸다.
찌는 듯한 도시와는 달리 시원한 밤공기가 좋았지만 나는 잠을 쉽게 잘 수가 없었다.
태백산 줄기아래 서벽이라는 단출한 동네~
마침 보름달이 불그스름하게 창을 비추는데 베란다에 나가 이렇게 소회를 적어 보았다.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
서벽이라는 백두대간 수목원 바로 아랫
동네는 이렇게 밤이 깊어간다
붉으스레 떠 오르는 보름달이 정겹네^
마치 비가 퍼붓듯 좌르륵 좌르륵 들리는
개울물 소리는
이 세상이 아닌듯
그렇게 나의 간장을 녹이는 구나!
태백산과 만항재등을 오가며 찍은 여름 고산지대 꽃들~
솔직히 태백산 정상 까지는 너무 덥고 힘들어 오르지 못했고 유일사라는 절
까지만 갔다.
그런데 말이지요~
유일사의 화강암 수조에 흘러나오는 물은 가히 천하의 명품수라 할 만 했다.
내 평생에 이렇게 찬 물은 이날 껏 접해 본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어떻게 물이 이렇게 찰 수가 있을까? 잠시 팔뚝까지 흐르는 물에 적셔 보았으나
손이 저려서 곧 그만두어야 했다!
바로 이 물~.
그리고 만항재는 태백산 유일사 부근에서 어느 분이 제 카메라를 보더니
한번 꼭 가보라 해서 찾아 올라갔는데, 광범위하게 심어진 고산 꽃들이 멋지기는
하지만 그다지 사진으로 남길만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춘양에서 삼척 가는 길로 돌아 태백을 올라가다 보니 정말 태백의 소나무 숲은
세계 어디에 내어놔도 명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저리 소나무가 울울
창창할 수가 있을까?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한국 태백의 소나무가 들어갈 수는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참으로 이 나라의 보배~ 소나무^
40여 년 전 춘양 입구의 어느 남의 집 밭 근처에서 텐트를 치고 하루 유숙을 한 이래
다시 찾아본 이 일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소나무 숲이 울창했고 산중의
산이었다.
단지, 승용차로 휙 지나다 보니 그 멋진 소나무 군락을 촬영하지 못한 게 매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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