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잎은 떨어져 땅으로 돌아갈 것이다.
만일 나뭇잎이 아니 단풍잎이 끝끝내 떨어지지 않고 1년을
지나고 2년을 지나고 10년을 지나도 붙어 있다면 생태계가
어찌 될까?
사실 이런 생각은 할 필요도 없고 해 봐야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자연 현상과는 전혀 맞지 않는 그야말로 소설과 같은 상상일 뿐이니까.
그런데 어젯밤에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다가 잠시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가로등 불빛에 아름답게 빛나는 몇 개 안 남은 단풍이 눈에 띄었다.
" 바로 저거야~ 내일 아침 일찍 나와서 한 장 찍어 둬야지~ "
단풍잎을 보고 뭣을 어떻게 느끼든 그건 순전히 각 개인의 영역이고
문제이다. 세상 무슨 일이든 다 그럴 테지만,
단풍을 찾아서 보든 안 보든 그것 역시 마찬가지다.
하여튼 나는 그 끝물의 단풍이라도 애써 소중히 담아 놓고 싶을 뿐
이었다. 금년 단풍을 충분히 못 봐서 더 그런지 모르겠다.
설사 충분히 단풍을 봐 두었다 해도 결과는 역시 비슷할 것이라 생각
해 본다.
겨울에 눈을 충분히 봤다고 다시 내리는 눈이 보기 싫은 게 아니듯,
봄에 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싹을 충분히 봤다고 다음날 돋아나는
새싹이 보기 싫은게 아니듯,
세상의 새로움이나 아름다움을 찾음에 한계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올 가을은 그렇게 지나갔고 이제 겨울을 맞아야 할 시간이 되었다.
이젠 전철을 타고 다닐 수도 없으니 그저 눈이 급작스럽게 펑펑 내리지나
말기를 기원할 수밖에 없을듯하다.
그러면 꼼짝없이 집에 가긴 영 틀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올 가을 어디 멀리 단풍을 보러 가지는 못했지만,
그저 동네 주변에서 세세하게 관찰한 단풍은 위와 같았다.
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런 단풍들은 애처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나름 예쁘기도하다. 마치 불꽃놀이의 마지막 파트가 명멸하는 순간처럼~
아침 출근 시간 전에 아주 잠시 약 10여 분의 시간을 이용해 촬영을 할수
있다. 더 일찍 시간을 낸다 해도 햇빛이 비치지를 않아 소용이 없다.
11.17일 바로 오늘 아침에 본 단풍들이다.
아직 채 단풍이 덜든 이런 것들도 있다.
이제 정말 단풍은 마지막일까?
아니면 며칠 더 잔영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 단풍이 지면 그뿐이지~ 무슨 대단한 아쉬움을 갖고 있는것은
아니다.
다만 한 계절을 그래도 의미있게 마감하고 싶다는 것일뿐,
그 이상의 미련이나 애착 같은 건 없다.
그렇게 올 가을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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