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죽에는 크게 봐서 두 종류가 있다. 세세하게 구분하면 꽤나
많겠지만 그런것이 일반인들에게 무엇이 중요하랴. 하여튼 길거리나
공원에, 아파트 단지에 지천으로 심어져 있는 철쭉과 조금 깊은 산으로
들어가면 볼수있는 색감이 연한 철쭉! 이렇게 구분된다.

문제는 그 연한 색감의 철쭉이다. 흔히 산철쭉이라고 부르는데, 어디 찾아
보니 그게 그냥 철쭉이라는 녀석이다. 내가 어릴적에 보았던 철쭉은 전부
이 철쭉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도회지 곳곳에 왕창 심어진건 그와는 다른
철쭉이었다. 마치 종이로 만들어 놓은듯한 간혹 살짝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는
그런 꽃이다.

그러나 산철쭉을 제대로 본건 아니 감탄하며 사진으로 남겨 놓은건 불과
몇년전이다. 2013년 남서울 cc 에 골프대회 구경갔다가 우연히 본
철쭉을 마침 카메라에 담아 놓은게 있다. 두고 두고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죽산 성지에서 또 한택 식물원에서 유심히 보고 찍어
놓은게 있다.

그러다 며칠전 중학 동창으로부터 일죽 매산에 철쭉 군락이 있단 얘길 들었다.
4.30일 부처님 오신날 나는 두말할거 없이 마이산으로 달렸다. 집사람을
대동하고 백암에 사는 동창을 픽엎해서 서둘렀지만 결국 일죽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가 되서야 산을 오를수 있었다.


매산은 내 평생 처음 올라갔다. 겉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산 초입부터

울창한 참나무 숲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대략 산 중턱까지 올랐을때

어마한 철쭉 군락이 펼쳐졌다. 그러나 전성기를 아주 살짝 넘긴듯 꽃

잎은 조금씩 시들어 보였다. 5일전쯤 왔다면 아주 활짝핀 철쭉을

보았을텐데,,



대략 1시간 정도 산을 오르다 중간에서 멈추고 다시 내려왔디.

아무리 좋아하는 색감의 꽃이지만, 며칠전 백암 약수터에서 처음

만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대신에 정말 아름다운 숲의 색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렇게 어린 나무숲의 색감을 제대로 본건 올해가 아마도

처음이지 싶다.


아무리 철쭉이 좋아도 언제고 어느때고 늘상 볼수 있는건 아니다.

올해는 여기 까지가 끝인듯 같다. 4월 26일 보았던 백암의 철쭉은

이랬었는데,



철쭉이 얼마나 좋던지 그건 순전히 개인적 취향일 수 있을것이다.

누군가 길가에 무더기로 핀 철쭉이 더 좋다 말한들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어차피 산에 핀 철쭉이든 길에 핀 철쭉이든 먹을수도 없는 꽃인데!


정말 철쭉이 좋아 애써 보관해둔 사진들이 있다. 2013년 남서울 cc

부터다.




그때도 5월 초순이었다. 골프 대회였지만 평상시 누가

운동하면서 혹은 구경하면서 철쭉을 이렇게 고즈넉히 만날까?


아마도 지금도 저 2번 페어웨이 옆에는 철쭉이 멋지게

피어나고 있을것이다


철쭉은 씨앗이 열리기도 하지만, 아마도 줄기로 퍼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누군가가 가져다 심지 않으면 자랄수 없는 나무!

남서울 cc 에 누군가가 처음 심었을 철쭉이다



철쭉의 신묘한 색감은 마치 보석보다도 더 여리고 봄날의

연분홍 치마보다 더 은은하다. 피지 않은 봉오리는 날렵한 버선을

보는듯하다



이날껏 내가 보아왔던 산철쭉의 색감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천주교 죽산 성지에 신부님이 가져다 심은 철쭉!


철쭉이 예쁘다고 봄철 어디를 가든 다 만날수 있는건 아니다

수년전 버들강아지 피는걸 보려고 용인 인근을 다 뒤졌지만 찾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마찬가지로 철쭉도 그렇다


여리고 순수하며 진하지 않은 색감을 가지고 조용히 마치 선녀처럼

피어나는 산철쭉!! 올해도 이렇게 철쭉은 피었다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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