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뀔때마다 그렇게 또 봄은 왔고
어느새 또 그렇게 봄은 갔다^

과연 올해도 봄이 올 것인가? 라고 의문을 품은적이
있었다^ 도저히 이 추운 겨울이 물러갈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것같지 않던 봄이 어느날 갑자기 닥친다! 사실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왜? 봄을
기다리는 건가?

그러나 기다리는가 싶던 봄이 어느새 지나가 버렸다. 얼음이
녹고 꽃이 피고 새가 울고 새가 나뭇가지를 물어다 집을 짓고
그러는 사이 바쁜 인간들은 그런거 제대로 관찰하지도 않고
꽃도 제대로 못보고 나무에 새싹이 돋는것도 안보고 바쁘게
헐레벌떡 그렇게 살다가,, 어? 벌써 봄이 갔군! 세월 빠르네^
이러고 입맛을 쩝쩝 다시면 그만이다^ 그렇게 30년이 흐르고
50년이 흐르고 60년이 흐른다!

그렇게 봄을 보낼수야 있는가?

봄철 제일 먼저 노랗게 피어 봄을 알려주는 봉홧불 같은


것이 바로 저 산수유이다^




눈속에 피는 매화가 어쩌면 먼저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매화는

2-3년간 찾아다녔지만 그닥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우리 선인들이

그토록 칭송해 마지않았던 매화^ 그런데 나는 보통의 홍매화,청매화엔

이렇다할 무엇을 발견하지 못했다. 꽃 자체의 모양이나 나무의 자세가

특별히 마음을 끌지 못해서 그랬는데,,



저 매화 나무가지가 큰들 뭐 얼마나 멋질까? 눈을 뒤집어

쓰고도 피는 기상이야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큐슈의 다자이후 텐만구 에서 본 매화나무엔 푸른 이끼가 잔뜩 끼어

혹시 이런 매화가 전설속에 등장하는 그런 멋진게 아닐까? 생각도

해 보았었다^ 허나 저건 꽃매화 같은거였다^ 이끼낀 고목에 휘휘

늘어진 전설속의 그런 매화는 일본에도 그닥 없는듯했다^


암튼, 봄 하면 첫 손가락에 꼽는 매화이기 때문에 장황하게 얘기가

길어 졌는데,


오는 봄을 앉아서 기다리는게 좋은가? 아니면 찾아서 가는게 맞는가?


2018년은 내 생애 거의 최초로 찾아가는 봄을 맞았다. 구례에 2번,

제주에 1번 그랬다.


1월에 찾은 제주의 봄은 이렇게 동백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진짜 멋진 제주의 동백은 잘 몰라서 빠뜨리고 말았다

내년 1월경에 다시 찾아갈 것이다^



제주 하면,언제나 내 가슴을 뛰게 하는건 역시 이 밀감이다




그러나 금년봄 최대의 수확은 역시 뭐니뭐니해도


화엄사의 흑매 이다^



내 인생 최초로 나무 한그루에 400여장의 사진을

찍어본 첫번째 경험이었고, 그 아름다움은 동양 3국에선

유일할거란 생각을 굳힌 계기가 되었다^




화엄사의 흑매를 보기전에는 결코 매화를 논하지 말 것이었다





언제나 봄이면 내 영혼을 온통 사로잡아 버리는

진달래^



명품 벛꽃길로 알려진 리베라cc 입구도 찾아갔고~





그리고 현충사에서 본 목련의 아름다운 자태^

이 역시 올봄의 백미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봄을 기다리고 맞이하고 느끼고 봄날의 정취속에

푹 빠져 지새는게 뭐 그리 대단할까? 사실을 말하자면 나도

청 장년기의 대부분을 봄의 정취와는 동떨어져서 살아 왔다.

서울로 올라온 17-8세부터 50대 중반 까지도 봄을 좋아는 했지만

특별한 애착을 갖고 대하지는 못했다. 그건 가을 또한 마찬가지

였다^ 대략 30여년을 그렇게 보낸셈이다^


그리고 약 10여년 전, 특히 카메라에 애착을 갖게된 몇년전부터

봄,가을에 깊이 빠지게 된것이다^



배꽃이 이렇게 아름답지만,


그러나 굵은 참나무 기둥만한 배나무는 이제사

비로서 처음 보았으니^

나의 자연 관찰력이라는게 얼마나 좁고 형편없었음을

깨닫게 되었을 뿐이다!!




이제 봄은 끝났는가?



김영랑은 목단이 지고나면 그의 봄은 끝났다고 했다

다시 모란이 피기까지 삼백예순날을 운다고 했다^


허긴 목단이 지면 봄은 끝이다^ 목단이 지기까지 나의 봄을 끝까지

붙잡고 놓지 않으려는 그의 마음이 저 푸르른 나뭇잎속에서 읽혀

진다^ 그러나! 목단이 진다고 봄이 끝날까? 봄은 삼백예순날이 지나

야만 다시 오는건가?


봄이 삼백예순번이 다시 오더라도 그 봄은 언제나 새 봄이다

영랑이 붙잡고자했던 그 봄이 지금도 오고있다^ 나의 봄은 이렇게

꽃과 나무와 잎과 흙과 물과 그리고 공기중에 빛나고 있다!


내년에 다시오는 봄은 또 새롭게 다시 정리할것이다^

그러나 봄은 이제 갔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봄은 언제나 기쁨 그 자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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