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거실

 

 

명함!

 

대부분의 우리 개국 약사님들은 명함이 없지요.

어디 가서 난 이런 사람이요~ 하고 굳이 내세울 뭣도 없고

그럴 기회도 별로 없으니 명함이란 걸 만들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허지만 간간이 *** 약국, 대표약사 *** 누구 , 뭐 이런 명함을 만들어

사용하는 약국장님도 더러 계시긴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 약국 이라고하는 명함을 새길 필요가 있을까? 해서

안 만들지 엄연한 개별 사업체인데 대외적으로 누굴 만났을 때 약국

명함을 만들어 건네는 건 지극히 정상이라고 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약국들은 명함 만들기 운동을 해야 맞을지도 모릅니다.

 

'약국이 뭐 별건가 전국에 흔해 빠진 약국을 명함을 만들면 뭐해?'

 

이렇게 생각해서 저두 이제껏 약국 명함을 만들지 않았지요. 물론 약사회 활동을

할때는 약사회에서 만들어준 명함을 사용했던 적은 있읍니다.

 

자 그런데 제가 말하려는 얘기는 약국의 명함이 아닙니다. 약국에만 전념하는

경우엔 남의 명함을 별로 받을 일이 없지만 약사회 활동이라도 좀 할라치면

여기저기 명함이 많이 들어옵니다. 그 대부분이 책상 서랍에 처박혀 있다가

쓰레기 통으로 다 들어가긴 하지만,

그러나 아무튼  나는 이런 사람이요.. 라고

소개하는게 바로 명함이란 얘깁니다.

 

나는 농사를 짓소,나는 소를 키웁니다, 나는 양봉을 하고, 나는 의원을 하고,

약국을 하고, 무슨 무슨 자영업을 하고 어디 학교 선생님이고 기타 나는 어디 회사에

다니고,어떤 회사를 운영하고 또 거기에 부장,상무, 부사장, 사장, 또는 회장, 등등,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는 가장 작은 팜플릿이 바로 명함이지요.

 

예전 회사 다닐땐 사원에서 주임 되면 명함을 바꿔줍니다. 또, 대리,과장 되면 새로

받는 명함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어요. 차장되면 더 그렇고 부장되면 더

말할 수 없이 기쁘고 거기다 이사나 상무쯤 되면 그 명함을 어디가서 내놓을때 뿌듯하다

못해 가슴이 터질 지경이 되는 것입니다.

 

옛 초,중등학교 동창을 만날때 이사,상무 명함을 내놓으면 그 기분이 째지는 건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뭐, 비록 월급쟁이 사장이랄지라도 사장 명함 턱하니 내 놓으면 기분 최고지요.

 

흠, 인간이라면 거의 누구나가 그런 기분을 느끼게 되겠지요! 그렇게 세상은 명함 한장에 울고

웃는 즉 명함이 바로 그 사람을 대변하는 뭐 그런 것인데, 약사중에도 어디 분회 회장에서 지부

지부장,혹은 대약의 이사,부회장,회장 이란 명함을 내 놓을땐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그 명함에 씌여있듯 내가 바로 전체 약사들의 대표인양 알아 주고 또 그렇게 인식 되기도 하지만,

어느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이나 회장같은 존재와는 전혀 다르지만 행정이나 기타 단체적 입장에서

전체 약사를 대표 하는 역할을 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약사는 본질이 약사입니다. 회장,부회장 타이틀을 달았다해서 본질적으로 내가 회장 부회장이

될것도 아니고, 만일 본질적인 직업의 가치가 높은 경우는 회장 부회장같은 직함이 별로 어울리지도

않고 또 그런걸 애착을 가지고 명함을 만들려고도 않을겁니다.

 

예컨데 가수 조용필 하면 될걸 무슨 가수협회 회장 조용필 하면 뭐가 더 나아질까요?

가수에겐 가수란 자체 밸류가 중요하지 협회 회장이 더 중요할순 없을테니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사상가 함석헌 하면 되지 무슨 한국 사상가 협회 회장, 세계 철학 협회 회장,하면 그 느낌이

오히려 별 볼일 없어지는거 같지 않읍니까? 무슨 협회 회장, 조직의 리더가 커 보이는 건 순전히 정치적

산물이라 보여집니다.

 

화가나 음악가 소설가 같은 걸 생각해 보면 직업 자체의 본질적 요소가 중요하지 소속 단체의 회장이

그리 중요하지 않음을 쉽게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해서

 

계급장 떼고 맞장 떠보자는 것이나 명함 없이 한번 붙어 보자는 말은 같은 의미로 생각됩니다.

 

어차피 명함의 타이틀은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왕년의 나,이런 사람이야 가 아니고

지금의 너는 누구냐? 입니다.

도대체 당신 본질이 뭐야? 뭘하고 뭘 생각하고 뭘 사랑 하고 뭘 추구하며 뭘 어떻게

행복을 향유하고 사는 사람이야? 이렇게 묻고 싶고 또 거 기에 충분히 답을 할수 있는

사람이면 더 좋겠지요^

 

국회의원, 시장, 나아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분들도 그런 자신의 인생 고백서가

있다면 우리가 선택하는데 결정적 지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 그런 사람들은 바빠서 그런 거 만들 시간이 없다고요?

오호, 뭐 그럴 수도 있긴 하겠지만~ 변변치 않은 자신의 블로그라도 있다는 건 개인적

성찰의 시간을 자주 갖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그렇읍니다. 명함이 없는 많은 약국들은 이제 간략한 명함을 하나씩 만들어 존재의 의미를

더하도록 할것이며 혹여 명함의 타이틀에 취해 인생을 살아가는 분들이라면 미래에 그 명함이

떨어져 나갔을때 어떤 인생을 살게 될지를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는지요?

 

비록 조그만 명함에는 아무것도 이렇다 할 타이틀을 올릴게 없지만 삶 자체가 행복으로 가득차게

밀도 높은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바로 최상의 인생이라 말할 수 있지 않겠읍니까?

 

어찌 명함 한장이 나의 인생을 전부 대변한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