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뱅글!

 

미국 태생으로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후에 LA 근교의
파사디나 디자인 학교를 다녔다는데, 세계 자동차 디자인계에서 첫손가락
에 꼽히는 유명 디자이너다. 그는 BMW 수석 디자이너로 있을 때 7 시리즈,
5 시리즈를 파격 디자인해서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장본인이다. 다들
이상하다고 한 그 디자인을 후에 전 세계 메이커들이 다 따라서 하고 있으니
선구자적 눈을 가진 게 틀림없어 보인다.

 


아우디에서 데려온 피터 슈라이어 덕분에 K5, K7 이 디자인 대박을 터뜨려
정말 디자인은 꽝이던 기아차가 일약 세계적 모델로 히트를 친 걸 보고 현대
차에서 뱅글을 영입하려고 무진 애를 썼나 본데 결국 먼저와 있는 슈라이더도
있고,, 등등해서 뱅글이 삼성으로 발길을 돌린 거 같다.

 


연봉이 천만 달러 정도에 자가용 비행기를 제공한단 얘기가 있는 거 같은데
디자이너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게 된다. 삼성의 연 매출이 얼
만데,, 까짓 백억쯤이야 , 조 단위의 이익을 내는 기업 아닌가. 사실은 그가 현대
차로 왔으면 다소 트러블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대표 자동차의 디자인
이 획기적으로 달라질 수도 있을 텐데, 많이 아쉽다.

 

아직도 자동차는 기술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지만 비슷한 수준에서는 디자인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런 면에서 뱅글이 일본 자동차 회사에 안 간 게 천만다행이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일본의 자동차도 참 디자인하고는 거리가 먼 느낌이었다.

왜 그리 차가 멋이 없는지, 실용을 강조해서 그런가? 이게 아마도 동양적 사고와

서양적 사고의 차이인지 모르겠다.

 

혹 체어맨 타시는 분 계시면 죄송한 말이지만 해외에 나가 있는 교포들이 국내에

오면 사각형의 시커먼 체어맨이 그리 많이 돌아다니는 고국이 참 이상스럽다

써놓은 소감을 본 적이 있다. 뭐 일부 사람의 견해이긴 할 테지만, 결국 자동차도

그 나라 소비자가 뭘 얼마나 원하냐에 따라 디자인이 맞춰 간다는 얘기다.

정치가 그렇듯이~


좀 파격적으로 보이지만 람보르기니를 디자인한 루크 동커볼케가 있다. 푸조와
아우디도 디자인한 적이 있다는데 역시 뭔가 다르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내가
맨 처음 푸조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심플하지만 날렵한 푸조의 디자인에 끌린 면 이
많다. 그리고 십 수년이 지난 다음에 봐도 역시 푸조는 푸조였다. 전혀 뒤처지거나
후줄근한 느낌이 없었으니 말이다.

 

영국의 자랑 재규어를 봐도 언제나 같은 생각이다. 이제 슬슬 국내차들도 멋진 디자

인의 대열에 가담하게 될 느낌이다. 이제 까지 그저 만들어 팔기에 바빴다면 앞으론

좀 더 개성 있고 멋진 스타일의 차로 방향 전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뱅글을 삼성으로 뺏긴 거는 참으로 아쉬운 점이랄 수도 있겠지만,

휴대폰 노트북도 디자인 따라 판매가 천차만별이라니 뭐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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