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겨울의 찻집 / 마로니에

 

 

충주 능강에서

 

 

이 어두움과 이 적막감을 잊은지 얼마만인가?

 

단지 보이는건 희뿌연 어둠과 저 멀리 산중의 불빛하나 바람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능강의 밤 고요

 

열넷 이후로 적막과 이별했다

 

어릴적 고향집엔 이런 고요와 적막이 있었지

서울 생활 이후 적막이란걸 잊었다

시도 때도 없이 휘감는 소음의 잔해들

소음과 친숙해진 현대인들은 너나 할거없이

적막과 이별했다

 

먼 산 불빛 하나, 고요와 마주한 지금

 

단지 적막속에 내 영혼을 세탁중일 뿐

적막에서 마음을 닦을 수 있지

소음속에 무슨 명상이요 영감이요 수양이란 말인가

 

소음에 얼만큼 익숙한지 사람들은 모르지

무엇이 적막인지를 잊은것처럼

능강의 밤은 깊어가는데

 

저 멀리 산중의 불빛은 어찌하여

이리저리 흔들리는가

 

(2015.12.22 밤 제천 E.S 리조트에서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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