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밸리의 5월/산다라심 님

 

골프 실력이 날이 새고 나면 늘고 맘 먹은대로 공이 날라가고

회원가로 치니 비용 부담도 없고 같이 치러갈 사람이 거의 항상

주변에 있고, 약국에 아무 지장도 없고 골프가 상쾌 그

자체였던 그런 시절이 있었읍니다.

 

뭐 약간의 특권의식 같은것도 있고 겨울이면 해외 원정도 일상처럼

달려가고 클럽 챔피언 대회에 나가 성적도 올리고 등등 !!

이 모든게 1990 년대의 일입니다. 의약분업이란게 아직 없을때,

 

그냥 그때가 아주 오래 지속되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허구헌날

필드에 가서 풀을 밟고 바람과 공기만 마시고 반은 신선처럼 쭈욱

그렇게 살 수 있었을까?

 

그런데 뭔가가 아주 많이 바뀌었읍니다.

 

약사가 약국을 벗어나기가 매우 어려워졌읍니다. 근무할 스페어

약사 두고 넉넉하게 시간을 낼수있는 약국이 극소수로 줄어 들었읍

니다. 약사 두고 직원 두고 골프 치고 이러면 자기 월급 챙겨가기도

녹녹치 않은 시절이 되고 말았읍니다. 골프 치는 비용이 올라간것 만큼

약국의 수입이 정비례로 올라가지 못하고 떨어진 건 물론 그것이 향후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게 되었읍니다. 1회 비용이 통상 20여 만원

이라 할때 그것이 총수입에서 미미한 부분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게

되었지요.여전히 그때나 지금이나 골프는 돈많고 여유있는 층이

즐기는 그런 운동입니다.

 

설령 수입이 아주 많다해도 그 전처럼 골프만이 최상의 운동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80-90 년대는 골프가 최상의 운동이었읍니다. 골프를

능가할 재미나 제반 여건이 되는 운동이 당시엔 없었다고 봅니다. 헌데 이젠

라운딩 비용이 늘어난것 만큼 정비례해서 골프가 그만한 효용이 충분한거냐는

아닐듯합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고 취미 활동도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헌데 비용 측면을 보면 이웃 일본도 이제는 라운딩 비용이 한국보다 싼 경우가

많읍니다.캐디가 선택제이기 때문이고 주중 웬만한 골프장 그린피가 5-6,000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소득이 25,000불 정도인 한국의 라운딩 비용은

일본이나 캐나다나에 비해 형평도 안 맞고 터무니없는 구조에 속한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캐나다,2-30 달러면 우리나라 수준급 골프장과 맞먹는 곳이 도처에

널려 있읍니다. 물론 거긴 땅이 넓고 골프장 운용 비용이 한국보다 아주 적게 들긴

하지만 말입니다. 단순히 땅만 넓어서 그런것도 아닙니다. 그늘집도 없고 클럽

하우스도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고 골프장 관리 직원도 우리랑 비교도 안되게 적

어 불필요한 비용을 들이지 않는점도 있읍니다.

 

많은 골퍼들이 과거 무작정 치는 골프에서 이제 그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보기 시작했

다는 말입니다. 한국의 교육열풍이 제 정신에서 나온게 아니듯 한국의 골프 열풍도

제 정신이 아닌건 그 뿌리가 엇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국토 면적이 적고 어쩌고

해도 인구대비 국토 면적으로하면 일본이나 한국이나 사실 아주 큰 차이가 나는것도

아니지요. 물론 일본은 20여년에 걸친 장기 불황의 여파가 반영된 결과이긴

합니다만,

 

그러면 골프장 어려워 지는거 아니냐? 그렇읍니다. 서울 근교를 빼고 경기,충청지역

골프장들이 제대로 세금을 내기 힘들다고 합니다. 세금낼 수입이 안 나온단 얘기지요.

왜? 공치러 안 오니까. 왜 안와? 비싸니까. 지금처럼 그린피에 카트비에 캐디피

에 비싼 식음료 비에,바가지에 바가지를 엎어 씌우는 구조에선 골프장도 살아남기

힘들겁니다. 즉, 효용과 비용 측면에서 무작정 골프는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는

증거입니다.

 

 

사우스 캐롤나이나의 어느 골프장 /빅트리님

 

겉으로 KLPGA, LPGA 등에서 호황을 누리니까 한국의 골프가 마치

신선처럼 위상이 높아지고 세계 골프를 리드해 가는줄 알지만 내부적으로는

곪을대로 곪아 터지기 일보직전인 셈이지요. 선수는 화려하고 골프치는 국민들은

힘에 부쳐 헉헉대는게 바로 이 나라의 골프입니다. 변변한 선수 하나 없는 캐나다는

국민들은 싼값에 좋은 골프장에서 마음껏 골프를 즐깁니다. 물론 그 상당수가 한국

사람이긴 하지만, 국가가 어떤쪽으로 골프정책을 운용해 가야 맞는 건가요?

한국인가요? 캐나다인가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겉으론 골프 강국 대한민국,속으로는 비싼 비용에 숨쉬기도 벅찬

나라, 그걸 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골퍼들! 물론 화려한 선수도

있어야하는 거지만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그들이 벌어 들이는 돈 얼마나 됩니까?

한해 800만명이니 천 만명이니 하는 한국의 골퍼들이 지출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은

대체 뭐란 말인가요?

 

일반 골퍼도 행복하고 선수도 행복해야지,특정 선수만 행복한 나라는 이제

사양합니다.내 나라 땅에서 운동하는데 왜? 특별히 거기다 입장 세금을 내야하냐

말입니다. 후진적인 골프장 입장 특별 소비세는 한시 바삐 사라져야 합니다.

 

 

반값 아파트란 얘기가 한참있었지요. 반값 등록금도,

지금 이 나라에 필요한 골프 정책이 하나 있다면 바로 반값 골프입니다.

골프 얘기 나오면 무슨 역적이나 된듯 매를 맞는 한심한 나라,국토의 70% 이상이

활용도가 없는 산악 지대인 이 나라에 골프장 만들었다고 뭐가 천지 개벽이 날것도

없는데, 골프장 짓는다고 난리 법석을 떨더니 이젠 더 지으라 해도 제풀에 스톱이

되지 않았읍니까? 골프 치는게 무슨 잘못이라도 되는양 뭐 그게 대단한 거라고,

 

세금 내리고 캐디 선택제로 하고 카트비 없애고 음식 바가지 안 하면 반값됩니다.

그렇게 하는 걸 왜 골프 안 치는 국민들이 시기 질투를 할가요? 현실적으로 검소한

운동이 되면 아무도 골프가 특정인들의 전유물이라 생각을 안 할겁니다.

 

제 결론은 이렇읍니다. 이제 비싼 골프는 안 된다.

 

돈 많은 빌딩주들도 다 저렴한 퍼블릭만 가더라. 그린피 10만원 넘으면

갈 이유없다. 수입대비 적정해야 골프도 친다. 골프 전혀 대수로운 운동 아니다.

비용 내리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골프장 다 망한다고 아우성 치면 세금 없애고

캐디 선택제하고 카트비 안 받고 식음료 바가지 사라지고 적정한 선으로 골프 치는날

올것이다. 그 징조가 이미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요즘 괜찮은 퍼블릭 10만원 이하

그린피에 매일 문자가 쇄도해도 골퍼들 잘 안간다.

 

그게 금세 되는건 아니지, 그러면 어쩌나? 안 치거나 덜 치는거지,뭐

어쩌긴,그때가 올 때까지,그러다 세월 다 가면? 할수 없는 거지,

할 수 없는게 아니라 이 땅의 골퍼들이 나서야한다. 이제 더이상 비싼

골프는 안 친다고^ 그 전처럼 아무 생각없이 골프장으로 허겁지겁 달려

가는건 이제 사양한다고^

 

 

골프치는 욕망을 적절히 잠재우는것도 수양이다. 눈에 안 보이면

마음에서도 멀어 진다고,필드 자주 안 가면 가고 싶은 맘도 대폭 없어진다.

아파트 실내 연습장에서 1주에 두번 숏게임만 연습하며 어쩌다 가게되는

라운딩을 대비하고있다.

 

골프에 대한 관심은 예전의 몇 분지 일로 줄었지만,아니 스스로 줄였지만 손을

놓을건 아니다. 골프는 엄연한 운동 중의 하나이고 심신수양에 매우 도움이 되는

그런 운동이기 때문이다. 푸르른 필드를 밟고 하늘 높이 작은 공을 날리는 그것이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는데 얼마나 유용한지를,또 동반자들과의 인간 관계를

깊게 함은 물론 사람 됨됨이를 골프만큼 확실히 파악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좋은 가을날 입니다.하늘은 푸르고,나뭇닢은 물 들어 가고,

골프치기 최상의 계절입니다. 여건이 되는 분은 열심히 치십시요. 인생

뭐 있읍니까? 위의 문제점이 하루 아침에 개선될 것도 아니니,자기 형편에

맞춰서 하면 감사하고 기쁘고 평화가 깃드는 것이지요.

 

비용의 문제가 있을 뿐이지 골프만한 운동은 여전히 별로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캐나다 골프장 /작자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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