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가은의 가을 2016년 

 

중학교 2학년 때인가, 일죽에 지소를 두고 있던 신문,

중앙일보인지 암튼 그런 신문이었다.  지국장을 하던 김증순이란

 분이 있었는데 마침 내 얘기를 그 신문에 투고를 했고 어느 날인가 

기사가 났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대단한 내용도 아니고 어린 나이에 부모님도 여의고 힘들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기사인즉, 사실 그 내용이 어린 나에게는 좀 창피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헌데 그 기사가 나간 다음 얼마인가 지나서 인근 이천시

에서 장사를 한다는 어느 두 분이 힘을 합쳐서 소액환으로

1500원을 당시 돈으로 부쳐 온 것이다.

 

 

신문사 지국으로 부터 그 돈과 편지를 전해

받고 나는 곧장 학교 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알려드렸다. 

 

그리고 정말 고맙다는 편지를  짤막하게 써서  

답장을 해 드렸다. 

 

당시는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세상에 이렇듯

 따듯한 인정이 흐르고 있는지를 절절하게 피부로 느끼진 

못했고 철이 없어 그저 고마운 일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때 1500원이면 아마 쌀 한 가마 정도의 금액이 아니었

을까 생각된다. 

 

 

비록 1회성 이었지만 힘내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격려성 편지를

 함께 보내 주신 이름없는 그 분들, 이제와 생각하면 그 고마움에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핑 돈다!

 

지금도 장사란 어렵지만 그때도 장사해서 생활을 유지한다는게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었을텐데!  

 

 

특별한 보답을 해드릴순  없었지만 그냥 이날 이때껏 

잊지 않고,

 

또 잊을 수가 없어 이렇게 글로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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