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애 단한번 만이라도/ 이미숙


좀 골프를 오래 쳐본 분들이라면 아무래두 조금은 새로운
그 무엇을 은연중 바라게 될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장비나 멤버에 대한 생각도 있을것이고 좀 특이한 골프장에
대한 어떤 기대 같은게 있을수 있다. 국내에도 500여 군데의
골프장이 있는것 같은데, 기껏해야 그 10분지 1도 가보기 어렵다
거기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골프장은 수만개도 족히 넘을텐데
평생 몇군데나 가 볼수 있을까?

그동안 자주 가던 고만고만한 거리에 있는 대체로 비슷한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는 골프장과는 조금 다른 곳을 다녀왔다. 나에게는 오랜만에
좀 색다른 경험인지라 한번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 몇글자 적는다

청평 근처 가평에 있는 우선 위치부터 매우 수려한 동네였다. 불과
집에서 1시간여 남짓 걸리는 곳이지만 처음이라 새벽 2시 50분에 눈을
뜨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새벽 여명과 함께 도착한 아난티 ~

타임밍 적절히 잘 찍은 친구의 핸폰 사진으로 대신 올려 본다


아침 조식이 좋다고 평이 났고 또 운좋게 저렴한 비용으로 라운딩을

하게 된지라 한번 먹어 보기로했다. 아침을 간단히 먹던 나로서는 꽤나

배터진 아침 식사였다. 아침 한끼 식사로 28,000원을 지불하는게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이곳은 정말 조용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컨트리 클럽 맛이 온전히 느껴

지는 곳이다. 그럼 뭐가 컨트리 맛이냐? 내 기준으로 적는다면~


첫째 아무 잡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골프장 주변의 산세와 나무들이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만큼 멋지다

웬지 아늑해서 마치 자연의 일부가 된듯 너무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해준다

5월의 초순에 특히 나무의 새싹이 완성되기 직전의 연푸름을 이렇게 때 맞춰

골프를 하기도 매우 시기적절했다.


이 나라에 더 좋은 골프장이 왜 없을까 마는 골프장이 아무리 좋아도 주변

산세가 받쳐주지 않으면 별볼일 없지않은가?



클럽하우스의 위용도 꽤나 묵직하지만, 사실 클럽하우스는 골프의 본질은

아닌 셈이다. 코스와 레이아웃 그리고 주변 산세 등이 먼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적당히 빠르고 잘 관리된 그린 상태, 캐디를 비롯한 종업원

들의 숙련도와 업무 태도등도 한몫할것이다

그 모든걸 떠나서 골퍼들이 주눅이 들게하거나 뭔가 모를 있는자들의 잘난체

하는 경연장같은 느낌이 들어도 곤란하지 않을까?


아무튼 아난티 서울은 위의 그런 기분은 전혀 들지 않게하는 곳이었다

내 개인적 주관적 느낌이겠지만, 클럽하우스 내부가 워낙 어두워 준비해간

파인픽스 커메라로는 잘 찍을수가 없었다^ 걍 핸폰으루 찍을걸!




저 멀리 춘천쪽을 바라보며 아침 전망을 한장 찍어 본다

페어웨이 전장이 아주 긴 편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공략이 되는곳은

아니다. 양잔듸 특유의 성질을 갖고 있어 거리도 훨 덜 나갈뿐 아니라

특히 숏 어프로치가 그리 만만하게 잘되지 않는다. 이점을 특별히

명심하고 나가지 않으면 큰 낭패 까지는 아니지만 흡족한 라운딩을

마친다는 보장이 없을것이다


새소리와 연록색 신록 그리고 빼어난 주변 산세가 주는 만족감은

아주 훌륭했다. 4명 모두 처음 온 골프장이라 아무도 익숙한 라운딩은

없었고 모두가 초짜 같은 골프를 쳤다



오후에 비가 올거라고 했지만, 하늘은 적당히 구름이 있고

더할 나위없이 좋은 날이었다. 이건 순전히 행운일 수 밖에 없는데~



전반전은 코스 적응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앖었고 후반 들어가기

직전 살짝 후론트로 나와 보니!


기온은 잔뜩 올라 가고 벌써 많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이러니 지금 5월이 아니면 더워서 골프도 힘들어진다. 새벽 6시 좀

지나서 시작했는데도 이러니 말이다


티샷을 준비하는 이들이 보인다^ 이 싱그런 5월에

얼마나 좋을까? 저 기분은 충분히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후반은 좀 나아지려나 했지만, 그닥 좋은 성적은 끝내 나오지

않는다. 허긴 코로나로 울동네 연습실이 폐쇄되어 그간 한번도 채를

휘둘러볼 수 없었다. 역시 표가 나는거 같다^ 덕분에 데려온 친구의 위신을

그런대로 세워줄 수 있어 좋았다




양잔듸는 메우 단단하게 자라고 있었다. 정확한 임팩이 없으면

영락없이 거리가 짧거나 어프로치가 빗나가기 일쑤였다


어떤 골프장 후기를 보면 대체로 뭐가 좋았다, 음식은 어떠했다, 그날

공은 어떻게 쳤다~ 등등 참고가 되는 글들이 많은데, 이 글은 그런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뜬구름 잡는식의 나의 느낌이 주를 이룬다. 뭐 이런

후기가 있소? 라고 할수도 있을것이다.


금년들어 거의 모든 골프장이 캐디피를 1만원 올렸는데, 착하게도 여긴

올리지 않았다. 허나 뭐 이런저런 이유로 1만원은 더 얹어주게되는게

골프인지라 뭐 결국은 그게 그거긴하다.


점심은 너무 일러 간단히 클럽하우스에서 해결하려하니 마땅한 메뉴가

없었다. 대개 2-3만원 짜리 단품인데, 이건 좀 그랬다. 선택의 여지를

좀 주어야하지 않을까? 포기하고 아랫동네로 한참을 내려오니 순대,소머리

국밥집이 하나 있었다. 별 기대를 안하고 들어간 그집은 너무 잘 해주었다

돌솥 밥에 소머리 고기도 좋은데다 가격까지 너무 착했기 때문이다. 도저히

서울근교에선 멋볼수 없겠기 때문이다^ 음,, 이 동네 음식 인심까지 이렇게

후하다니!!

참고로 그 집의 이름은 돌솥밥 김순정 순대국 곰탕 이었다



돌아 나오는 산수도 너무도 수려하다! 조금 멀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서울 강동지역에 산다면 아주 가까운 거리다. 수원,용인지역도 1시간 거리니

그닥 먼곳은 아닌 셈이다. 거기다 이런 수려한 풍광을 덤으로 구경할 수 있으니

기회만 되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좋다는건 일단은 성공적이라는 뜻일게다^

모든 라운등이 그런건 아니기 때문이다.


골프의 매력이 스코아 줄이는데만 있지않고, 샷을 하는 재미에만 있는것도

아니다. 버디를 하고 파를 많이 잡는데만도 있는것은 아니다. 그런 모든것

외에 주변의 풍광, 동반자와의 분위기, 골프장의 철학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그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도 여전히 골프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희망이 없는것은 아닐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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