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여행을 작심하고 다니기 시작한 건 몇년 안 된다
2012년 분당 살때 처음으로 신묘한? 단풍과 낙엽을 체험
한후 점차 단풍의 매력에 빠졌음은 이미 기술한바 있다

 

그러다 2015년 가을에 DSLR 을 장만한 후 좀더 본격적으로 단풍을
찾게 되었다. 물론 봄 여름 모두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꽃과 풍경을
탐구하게 된것도 사실이다^

 

" 거 뭐 사진 찍는건 비슷하지 폰카나 dslr 이나 뭬가 특별히
다를게 있단 말이오? "

 

이건 뭐라 답하기 곤란한게 다른지 안 다른지는 해봐야 알기 때문이고
단풍과 낙엽의 심미안적 깊이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장독대 위에 떨어지는 낙엽 한 잎에서 천지의 오묘함을 터득할수도 있는것
이고 동네 입구에 서있는 나무 한 그루에서 우주 전체의 아름다움을
깨치지 말란 법도 없을것이다^

 

그렇긴 한데, 뭣 때문에 멀리까지 단풍을 보러 가는가?
단풍 뿐이겠는가? 천지간에 신비로운 풍경이 한둘이며 기막힌 절경 또한
수를 헤아릴 수 없을터, 내 형편에 가능한 걸 최대한 잘 보고 느끼면 그뿐,
그래서 가을 단풍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선운사 가는 길에 어디 적당히 먼저 들를곳을 찾다가 내소사를 택했다
내소사는 10여년 전 여름 휴가때 가서 더워 고생을 한 기억이 있는데
가을 단풍은 어떨까?

 

내소사 일주문 앞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었다^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처럼 이곳 내소사도 전나무 숲길이

멋지다^

 

 

허나 이미 중앙의 저 거대한 느티나무는 잎이 다 떨어지고

가지만 남아 있었다^ 적어도 1주일은 먼저 왔어야 했는데,,

 

 

 

 

이 가을, 어느 사찰을 가도 이렇게 예쁜 감을 볼수 있다^

만일 감나무 한 그루도 없는 사찰이라면 제 아무리 빼어나다

소문이 자자해도 나는 안 찾을지 모른다^

 

가을 단풍은 빨간 감이 있어 더욱 빛난다!

 

 

 

내소사에서 빼놓을수 없는것이 바로 1년에 2번 피는

벛꽃이다^ 까짓 봄이면 지천으로 보는 벛꽃이 뭐가 그리

대단할까 마는, 옆에 빨갛게 익은 감과 어우러진 벛꽃을

보는건 계절이 거꾸로 가는걸 느낀다기보다 자연의 변화 무쌍함을

한번더 일깨워 주는거 같아 과히 나쁘지 않았다^

 

이날 많은 행락객 속에 스님 몇분도 함께 걸었는데, 그중의 한

스님이(복장이 그러하니)

 

" 세상이 어찌 될라꼬 이 가을에 벛꽃이 피는겨 "

 

헌데, 그 벛나무 밑에는 1년에 2번 피는 벛나무 라고 펫말이 놓여

있었다^ 갑자기,어쩌다 핀게 아니고 늘상 그래왔다는건데,

무슨 세상이 어쩌고, 나라가 어쩌고 지껄이고 계신지,

신비한 자연현상을 나라 잘못으로 여즉 몰아부치고 있다니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정신 차리쇼!! 이 양반들아~

 

 

이날 비가 살짝 뿌리고 날이 어둑했지만 돌아 나오는 길도

예쁘긴 마찬가지였다^

 

집사람과 일주문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 뜨끈한 바지락 칼국수

로 늦은 점심을 때우고 좌판에서 홍시감 한 박스를 샀다^

이 동네는 여늬 관광지와 다르게 가게 인심이 아주 좋았다^

군말없이 홍시도 하나 꺼내 먹어 보라고 주었다^

 

그리고 10년 전 지나갔던 곰소의 젓갈집을 들러 김장에 쓸 젓갈

한 통을 구입하고 어리굴젓도 한병 샀다. 혹시 이쪽으로 여행을

하신다면 꼭 젓갈류와 새우젓,그리고 어리굴젓을 구입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자, 이제 선운사로 향한다^ 벌써 몇번이나 가본 곳이지만 올해는

아무래도 때를 좀 놓친거 같다^ 선운사 입구의 펜션에 저녁에 도착해

보니 단풍은 커녕 낙엽도 제대로 보기 힘들거 같았다^

 

펜션 앞 은행나무는 앙상하게 가지만 보이고,주변 단풍나무도 말라

비틀어져 가죽처럼 보였다^

 

아뿔싸!! 이걸 어쩐다^

 

 

 

 

 

선운사 입구의 개울 건너편 늠름한 자태의 단풍나무는

이미 그 기세를 잃어 볼품이 없었다^ 대신, 아침 햇살에

빛나는 이 전나무 숲! 안에까지 들어가 본적은 없는데

아마도 부도를 모신 곳인듯하다^

 

 

올해도 역시나 찬란하게 빛나는 감나무^*

 

 

힘들여 올라갔지만 도솔암의 그 멋지던 단풍도

이미 기세를 잃었다^

 

 

 

 

70%정도의 단풍은 이미 떨어진건가?

 

 

 

도솔천의 전성기의 단풍은 이거와는 비교도 안되지만,

그래도 단풍의 잔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눈부시도록 휘황한 노란단풍 때문에 일대가 야광을

밝힌듯 훤하다^

 

 

 

차 밭으로 건너가는 이 다리도 참으로 멋지다

 

 

아쉬움이 없는건 아니지만, 뭐 이 정도면 그닥

실망할 정도는 아닌것 같다^

 

올해로 선운사는 3번째 방문! 올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

 

단풍시기를 잘못 맞춰서~

 

사진을 잘못 찍어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