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결혼기념여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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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소와 금악 성당 미사를 마친후 무엇을 할까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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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유 수렵장으로 꿩 샤브샤브를
이곳 역시 멋진 동백나무가 있었다
마침 바로 옆에서 열리고 있는 롯테스카이힐 챔피언쉽 최종일
경기를 관람하기로해서 입장해 보니 꽤나 갤러리가 많았다
관람도 하며 틈틈이 고사리도 뜯으며 오후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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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대정 아랫 동네인 모슬포항에서 회를 떠 와서
맥주 소주를 겸하여 리조트에서 여유있게 해결했다
제주에 와서 이미 여러차례 횟집에서 식사를 해봤기 때문에
굳이 비싼 식당을 더 이상 이용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이번 여행중 거의 대부분의 식사를 리조트 내에서 직접
해결했는데, 그 이유는 제주에서의 식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기
때문이었다. 이 문제는 제주시에서도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할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숙박비 식비가 가까운 일본의
큐슈지역이 더 저렴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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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서귀포의 밤 바다는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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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아웃하기 직전 제주 E.S 리조트의 아침
풍광을 카메라에 다시 한번 담아 본다
이날은 미세먼지가 조금 걷혀 그나마 좀 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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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미리 동백군락 지역을 찾았다
꽃은 다 지고 나무만 윤이 반드르 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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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는 어느 할머니가 바람을 막을 요량으로
심었다는 동백나무 방풍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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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뿌리에서 자라 오른 동백꽃이 청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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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쪽으로 달리다 어느 해변에서 발견한
이름 모를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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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그 유명한 광치기 해변이란 곳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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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 목적지가 된 비자림 숲^*
이번 여행을 마치며~
30여년도 전인 1983 .4.9 일은 푸른 꿈을 안고 제주로 신혼 여행을 떠났던 날이다!
지금이야 몰디브다 , 하와이다, 파리다,크로아티아다 등등 전 세계 곳곳을 신혼
여행지로 떠나지만, 당시만 해도 제주도 정도면 아주 훌륭한 최상의 선택이었다!
4월 초의 제주는 원래 雨期에 들어 비가 잦은 때이다. 그 당시도 줄창 비를 맞았으니까..
그런데 기후가 바뀌어 요샌 비가 잘 안 오고 날씨가 좋다! 뭐 웬만한 제주 내부는 그간
대충 다 돌아 보았으니 딱히 어디 갈것을 정하지도 않았다. 걍 그때 그때 생각해서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딱 2가지, 이시돌 목장 안의 새미소와,금악 성당 미사, 그리고 고사리 뜯기, 롯데 스카이힐에서
열리는 KLPGA 골프 최종일 관람하기~정도만 정해 놓았다. E.S 제주 리조트에 짐을 풀기 전
가는 길에 한림 수목원을 1차 들르고 늘상 하던대로 렌트카에 짐을 싣고 제주 중산간 지역
도로로 슬로우 라이딩을 한다. 벛꽃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산간 도로는 한적하고 멋지다~
여러번 제주를 왔지만 이런 벛꽃 도로를 달려본 것은 처음이다 사 먹는 음식은 최소한으로 한정
하고 거의 모든 식사는 직접 만들어 해결했다. 5일 민속장을 동선이 닿을때마다 들르고 모슬포
항까지 가서 회를 직접 떠 가지고 왔다. 제주 음식값이 하늘 높은줄 몰라 잘못하다 가는 식사비
로만 여행 경비의 거의 대부분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이제 뭐 폼내고 식사하는 그런 시절은
지나지 않았나? 실제 사 먹는 음식의 퀄리티가 그리 높지도 않은데 말이다!
집사람과 친구 부인은 딱히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이 계획에 흔쾌히 동조해 주었다!
제주까지 와서 대부분 의 식사를 직접 해결한다는 건 과거 같으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제주의 풍광은 여전히 독보적이다~ 이만한 나무,이만한 돌, 땅, 바다, 하늘, 꽃을 가진 곳이
세계 어디 그리 많을까? 그런데 제주 여행을 해보면 비용이 만만찮다~
그래서 많은 여행객들이 동남아로 일본으로 발길을 돌린다~
거기다 무슨 개발이랍시고 마구 집과 빌딩을 지어 올려 제주의 고유한 멋이 급속도로
깨어지고 있으니,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시돌 목장내의 금악성당은 그 사이에
멋지게 새로 지어 우아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미사 보러 오는 외부 여행객이
만만치 않게 많았다.
고사리 뜯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지,우리는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안에서 경기 보면서
짬짬이 고사리를 뜯었다. 쌉쌀한 제주 햇 고사리의 맛은 일품이었다.이로써 제주 고사리에
대한 언젠가 한번 뜯어 봐야지~ 하는 희망사항은 성사를 본 셈이다!
한번도 들르지 못했던 광치기 해변도 보았고, 비자림 숲도 찾았다. 위미 동백숲도 들러 보았다.
해안도로로 제주를 완벽히 한바퀴 돌았다. 그런데 최근 문제가 된 비자림 숲 훼손 사건 현장을
우연히 지나치게 되었는데~ 정확히는 비자림 숲 훼손이 아니고 비자림 숲 근처의 삼나무 숲
훼손이었 다. 비자림 숲이 아니라해서 훼손의 문제가 적어지는 건 아니다. 여행객의 눈으로 한번
스치며 본 느낌은 왜? 굳이 숲을 훼손하며 도로를 확장해야 하느냐? 이다. 그 길은 주 도로가 아닌
연결 도로로 메인 4차선 도로가 부 근을 관통하고 있었다.
지역주민의 숙원 사업이란 프래카드가 걸려 있긴 했지만, 도대체 뭐가 숙원 사업이란
말인가? 그렇게 울창한 숲을 베어내고 길을 넓히는게 숙원 사업이라면 뭔가 잘 알려지지
않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인지~ 교통체증이 심하면 숲이 아닌 다른쪽으로 길을
하나 더 내면 어떨지!
비단 여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체로 우리는 나무나 숲의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필요하면 자르면 된다. 이런식이다. 나무 가꾸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 건지, 숲을 보존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인식을 못하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하늘을 가릴듯 빽빽한 도로옆 삼나무를 감히
잘라낼 생각을 어찌 할수 있단 말인가? 완전 후진국형 생각의 산물이라 아니할 수 없을것이다~
당시 한국콘도 옆방에 묵었던 후배와 꿩 사냥을 함께했던 대유 수렵장에 꿩 샤브샤브를 먹으러
가 보니 식당 영업은 더 이상 안 한다고 한다. 수렵장 을 찾는 손님이 아마도 적은 탓일게다.
수렵장이 생긴지 근 40여년이나 되는데 아직 유지하는 것만도 다행이지만,
1인당 꿩 3마리 기준으로 한번 수렵료가 20 만원이라는데, 좀 비싼 느낌이다.
20만원 내고 꿩 3마리 잡으러 갈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현재 꿩고기 1마리에 2만원
정도에 시중 구입이 가능하다니 이 부분에서 뭔가 좀 개선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제주도 여행에 꿩 얘기가 뭐가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제주도이기 때문에 꿩도 잡을 수
있고 고사리도 뜯을 수 있는것이다. 어느 육지에서 이런 여행의 재미를 느낄수
있을것인가? 귀한 자연환경은 될수록 허물지 말고 잘 보존하고 너무 비싼 식음료
비용은 좀 줄여주고 해야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지 않을까?
이젠 우리도 개발해서 부자로 살아야겠다 생각해서 마구잡이 개발을 할때 제주의 참신한 가치는
급속도로 파괴될것이 뻔하다. 제주를 다녀와서 동해안 갔다온 정도의 느낌이 난다면 뭐하러
물 건너 거길 갈까? 6월에 또 제주를 가기로 했는데, 이번엔 뭘 할지를 좀 고민해 봐야 할듯하다^
아직 제주엔 못 가 본곳이 너무 많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