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주의 6월 (1)
이번 제주여행이야 말로 전혀 계획되지 않은 그냥
제주공항에서 애월의 펜션까지 간 후 다음날 비가 올 것이라는
11시 반 정도에 영실 입구에 당도해 보니 이미 주차 대기차가
끝도 없이 줄 지어 있었다^ 기다리기 지친 차들은 저 아래 3키로
밖에 차를 대고 걸어가기도 한다^
근 1시간을 끈질기게 기다려 겨우 주차를 하고 나니 ^
1,280미터^ 여기서 한라산 정상까지는 겨우 700 미터~
그런데 이날 약 400여 미터 오르는데 매우 힘들었다^
영실부터 그 이후는 별거 아닌줄 알고 왔는데^
백록담은 1,975년 수학여행때 반대편 성판악에서 올라 본 적이 있었다^
지금 다시 올라 본들 가뭄에 바싹 말라 있을터^, 코스도 다르고~
해서 아예 정상까지는 염두에 두질 않았다^
영실에서 병풍 바위를 향해 올라가는 완만한 계곡 숲엔
아주 우람한 소나무가 빽빽하다^ 강원도 금강송처럼 곧게 뻗진
않았지만 그 자태가 너무 아름답다^
초입의 이 소나무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면 한라산 등산의 의미는
반은 사라지는 거라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비가 안 오기는 한라산도 예외는 아닌듯^ 산 전체가 바싹 타들어 가고
있었다^
아! 그런데 여기 계곡 물이 흐르고 있다^
물이야^^* 물^
역시 큰 산은 다르구나!!
저 멀리 병풍 바위가 보인다^ 저길 올라서 넘어가야 하는데!
왜 그리 까마득할까?
사실 이런 높은 산은 좀 무리인데^ 웬일인지 이번 여행에
한라산을 함 올라 보자고 흔쾌히 동조한 집사람이다^
확연히 모습을 드러낸 병풍 바위~
아, 근데 저길 언제 올라 가나??
서귀포 쪽을 바라보니 이렇다^ 저 아래 짙은 색이
바로 낙락장송이 우거진 지역이다
까마귀는 여기서 흔하지만, 쉬면서 오징어 부스러기를
던져 주니 열심히 입에 줏어 모은다^ 까치에 비해 매우 조신하고
행동거지가 유연하다^
드뎌 고사목 지대에 당도했다
조금 핀트를 달리해서 찍어 본다
멀리 서귀포 앞 범섬이 손에 잡힐듯 ^*
달력에서나 보던 철쭉과 어우러진 고사목 지대가
바로 여기구나^ 샷터는 쉬지않고 눌러 보는데^
해발 1500 미터 이상 되어야 고사목을 볼수 있다는데^
겨울에 흰눈이 쌓인 이곳은 어떨까???
드뎌 병풍 바위를 넘어 돌이 잔뜩 깔린 평지 잡목 숲을 지나자^
분홍빛이 영롱한 한라산 철쭉이^
마치 신천지가 전개되듯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백록담이 저 봉우리 안에 담겨 있을듯^
집사람은 더 이상 못가겠다하여 근처에서 쉬고,혼자 길을
재촉하는데!
약수로 목을 축이고
병풍바위까지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 갔나?
1600 미터 구간의 신비스러움이 잔뜩 묻어난다
1700미터 구간, 여기서 정상까지는 200여 미터이다^
한라산에는 유달리 꿩이 많다^ 이 높은 고지대에도
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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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의 칼라가 도시
근처와는 전혀 다르다^ 짙은 연분홍의
자태가 너무 청초하고 아름답다^
내려오면서 한번 더 울창한 소나무에 취해본다^*
제주를 근래 여러번 갔지만 한라산을 오를 생각은 아예 하지 못했다.
우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암튼 하루를 꼬박 잡아야 하니까~
1,280부터 시작되는 영실 코스도 그러나 만만치 않았다! 큰 산이 달래
큰 산일까? 철쭉 시즌은 살짝 지났지만 청초한 철쭉을 일부 볼 수 있었다.
1,600 미터 이상의 풍광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행히 괜찮은 사진 몇장
건져올 수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