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이야기

안성베네스트 후기

춘강마로니에 2016. 8. 17. 14:07

아랫 글에 어느 정도 실력이 되고 한번 겨루어 볼 만한 팀 구성하기가

참 어렵다는 얘길 했는데, 여기저기 기존에 내가

관여했던 단체팀원 중 한명씩을 뽑아서 드뎌 팀을 구성했다.

 

때는 8월 초, 남들 다 휴가간 시간에 올 들어 최고 무더위를

기록한 이날,안성 베네스트로 새벽 이슬을 제치고 달렸다.

 

실은 지난 7월 말에 이미 한 팀을 만들어 라운딩을 했고 이번이

두번째 팀이다. 베네스트 북서코스! 화이트 티,총 전장이 6,400여 야드에

달하는 꽤 만만치 않은 코스다. 블루티에서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지만

 

도저히 6900 야드를 넘는 블루티는 좀 무리라고 판단되었고 화이트와

블루 사이에 골드티를 셋팅해주면 좋겠는데, 대략 6600야드 정도의

골드티 박스는 두지 않았다.

 

 

클럽하우스 전경

 

입구는 조촐한 편이다 위압감을 주는 구조를 택하지

않았다. 스마트 폰으로 찍은 걸 약간 보정을 한건데 이만하면

괘 쓸만한 사진이다.

 

하계 휴가기간을 이용한 썸머타임 이벤트로 저렴한 그린피에

조 중식 부페 식당까지, 오늘 멤버는 고등학교 동창 1명, 대학후배

1명, 약국하는 친구 1명, 이렇게 구성되었다.나름 모두 구력도 실력도

좋은 편이다. 우리 넷은 서울,안양, 용인,광교,등으로

완전 횡적 멤버로 팀을 이루었다.

 

 

북코스 출발하면서

 

북코스 출발, 새벽 6시 54분이다. 아직 해가 산 등성을 올라

오기도 전이다. 페어웨이는 쫀쫀하고 오늘은 풀을 잘 깍아서 정말

상태 최상이다. 부담없는 내기를 하려고 천원짜리 3만원씩 준비해

오라했는데, 다들 그것보다 4만원 내고 조폭을 하잔다. 천원 지폐

때문에 불룩한 지갑을 주머니에 넣고 시작한다.

 

첫홀 파 5, 지난번에도 세컨샷을 좌측 벙커에 넣었는데, 이번에도

똑같다. 아니 왜? 이러지. 조금더 우측을 겨냥해야 하는데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하지만 벙커에서 그린에 못 미친 3번째 샷을 어프로

치로 홀에 붙여 1펏 파로 마무리^ 이만하면 조짐이 괜찮다.

 

 

그리고 2번,3번홀 버디,나머지 9번홀까지 올파^ 전반 -2 언더^

사실 9 홀에 이 정도 치기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후반 서 코스도 첫홀 파, 2번 홀은 온 그린 후 버디펏이 짧아 3펏, 보기.

그 여파로 3번 홀 또 보기,

아! 이러면 안 되는데^

 

4번홀 파 5 서드샷이 짧아 벙커행, 올렸지만 너무 짧아 그린엣지에서

3펏 실수, 따블! 앗, 이게 뭐람, 허나 7번홀에서 또 버디, 8번홀 핸디캡

1번 홀 여긴 파하기 매우 힘든 곳, 보기하면 딴 돈 반을 내놔야 하는데, 세컨이

짧아 어프로치가 오르막 핀 뒤로 약 5-6 미터 오버, 이걸 내리막 펏팅에서

기막힌 파 세이브, 얏호^ 오늘 최고의 펏팅은 바로 이것이다.

 

서코스 1번홀

 

사실은 오늘 매우 신중히 한타 한타

집중해 쳤고, 특히 그린에서는 정말 신중하게 살피고 펏팅들을 했다.

그간 단체팀 등을 다닐때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모처럼 오랜만에 신중한

펏팅 라인 살피기^ 그런 분위기가 좋다. 골프의 맛은 이런데 있으니까^

 

서코스 5번홀 파 3, 150미터 전후

 

지난번 여기서 6번 아연으로 당겨쳐서 좌측 그린 오버 풀숲으로

간거 어프로치하다 묻혀진 돌을 쳐서 54도 웻지 바닥 아래가 살짝 상처

를 입은 곳이다.오늘은 여기서 동반자 두명이 버디를 했다. 남은 홀이

4개인데, 아^ 이거이 조폭이란거 아닌가? 이대로 어물어물하다간

게임 끝인데^

 

그리고 다음 홀이 좌 도그렉 비교적 짧은 파 4, 지난 번에 티샷이

감기면서 해저드 행,, 헌데 이번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 또 해

저드다. 참 골프란 이상도하다. 그런 실수는 다시는 안하겠다 맘을

먹으면 먹을수록 실수를 하는 머피의 법칙이 작용을 하는걸까? 헌데

3번째 샷을 붙여 파^ 로 마무리^

 

그리고 이어지는 파4 7번홀에서 그림같이 붙이는 세컨샷으로 다시

버디 추가^

 

 

 

후반 3 오버, 전반 -2언더 ,토탈 1 오버 73타, 단 한타도 에누리 없는

정말 정직한 타수이다. 동반 친구들은 81타,85타,90타 까지, 대부분

이 코스가 거의 초행 이거나 아주 오래 전에 와서 전혀 코스에 대한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힘들었을 것이다. 나도 지난번 7월에 왔을땐 전혀 코스가 낮설어

80타를 쳣으니 말이다.

 

안성베네스트가 위치한 이곳은 칠현산이란 곳으로 저 산 너머에는

그 유명한 칠장사가 있다. 7명의 현인이 있었다는 얘기도 있고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 소설에서 임꺽정이 7명의 의형제를 맺는 장소로

등장하기도 하는데,그 연유로 요즘도 무슨 글짓기 대회가 칠장사에서

열린다. 어릴적 소풍을 칠장사로 온적이 있었다. 그때 산중에 하얗게 떼로

앉아있던 황새인지 백로인지가 너무도 신기했었는데, 산에 나무가 점점

자라 갈수록 무성해지는 안성 베네스트^

 

이렇게 게임을 끝내고 보니 예상과는 달리 좀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오늘따라 유달리 컨디션이 좋았나보다.

 

 

 

 

고등학교 모임이나 대학 모임등 학연이나 고향 일죽 출신들로 구성된

빵빵한 골프 멤버가 아직 없다. 같은 업에 종사하는 약사들의 모임에도

이렇게 비슷한 타수를 기록하는 소위 로우핸디 골퍼들의 모임은

없으니 이제 와서 그런 팀을 만든다는 건 참 요원할 뿐이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가능한 모임은 이런 모임이 아니다.

그저 단체팀으로 모여서 함께 대화도 나누고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가는 그런 모임이거나, 실력이 전혀 엇비슷하지 않은 불

규칙한 멤버로 구성된 팀이거나, 어쩌다 구성되는 소위 조인팀

이라는거, 이것이 골프팀 구성이 될것이다.

 

그리고 베네스트의 식음료에 대한 얘길 집고 넘어가야겠다. 한국

골프장의 식음료 바가지는 너무도 유명해서 거론하기조차 민망한

얘기지만, 이번 썸머 페스티발의 베네스트의 조식, 중식 부페는

차원을 달리했다. 내가 이 나라에서 골프친지 26년이 됬지만 단

한번도 골프장에서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없었다.

헌데 이번 베네스트는 아주 달랐다.

 

사실을 말하자면 골프장 식음료의 변화를 베네스트가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타 골프장도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주목되는

큰 관심사인데, 이젠 한국 골프장도 좀 변해야하는것 아닐지,형편없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식사에 바가지 요금으로 언제까지 이 땅의 골퍼

들을 뜯어 먹는게 가능할지, 좀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겠소?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팀만 잘 맞으면 좋은 스코어가 나올수

있다는거^ 유례없이 폭염에 시달리는 2016년 여름을 지나면서

이런 글을 쓸수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