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카메라로
히든밸리 2014,9
이 나라에서 골프처럼 시간과 돈을 왕창 잡아 먹는 괴물이 또
어디 있을까? 처음엔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시작한 골프,
물론 재미도 있고 그에 따른 성취감도 많이 맛보았다.
이 블로그 어딘엔가에 써 두었지만 내가 즐기는 취미는 대략
5가지 정도인데 그 모두를 나는 무척 소중히 아끼고 잘 키워
왔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종류를 늘리지 않고 힘을 분산시
키지 않으면서 재미를 잃지 않도록 조심했다.
그러다 작년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카메라에 입문을했다. 뭐 직업
도 아닌데 본격적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을진 몰라도 암튼 이전에
쓰던 카메라에서 한 단게 엎그레이드 한 건 사실이다.
카메라 엎그레이드 후 첫 작품으로 찍은 공주 마곡사
(2015.11월 촬영)
이때부터 골프에서 카메라로 주력 관심 분야가 약간 바뀐건 일정부분 맞다.
세상엔 카메라에 귀신같은 분들이 많고도 많다. 블로그에서 아마도
사진 블로그가 제일 많지 않을까? 그러니 웬만큼 사진 찍는걸 가지고
어디다 내 놓기도 실은 매우 조심스럽다.
내가 뒤늦게 사진에 관심을 갖게된 건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1, 삶은 하나의 기록인데 그 기록을 가장 리얼하게 잘 간직할 수
있게하는 건 사진이다. 머릿속에 기억된 기록이란 건 어차피 개인의
주관적인 것이고 객관적으로 남는 건 사진이다. 그러니 그
사진을 효율적으로 잘 기록하는게 매우 중요하지 않겠는가?
2, 인생도 그렇지만 보는 것도 한번 지나가면 다시 되돌아 올 수가
없다. 다시 그 자리에 가기도 어렵지만 간다 한들 그때 그 장면은 아니다
그러니 그 현장을 가장 멋지게 잘 보관해둘 필요가 있는것이다.
시원찮게 보관된 사진은 없는거 보단 낫겠지만 후회를 남기게 된다.
3, 눈으로 보는 사물보다 카메라 렌즈가 담는 사물이 훨씬 더 정확
하고 강렬하다. 보는 것보다 더 잘 표현되고 오래 남게 되니 사진이야
말로 최상이 아닌가?
그러니 이 모든것을 효과적으로 남길 수 있는 카메라에 일정부분 투자를
하는 것이 뭐 그리 아까우랴~
꼭 그런것은 아니지만 카메라란 기계에 어느
정도 투자를 해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수 있는 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일정부분 투자를 망설이는 건 사실이지만, 핸드폰 카메라에 만족하
고 말 그런게 사진은 아니지 않는가?
자, 이렇게 해서 시작된 카메라가 이제 이런저런 연습을 거쳐 하나씩 숙달
해가는 중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세상엔 카메라에 귀신들이 너무 많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먼저 시작한 그런 사람들을 따라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그 기술적 수준을 내가 꼭 넘어야 할
이유는 없다. 나는 내가 목표로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니까
2017.3 구례 산동 마을
그러다 보니 자연 이런저런 렌즈에 욕심이 생기게되고 그간
별 생각없이 골프에 쓰던 비용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하게 된 것이다.
카메라 렌즈에 좀 더 욕심이 나긴 하지만 함부로 고가의 렌즈를 즉흥적
으로 구입하지는 않는다. 아직은 렌즈 2개로 만족하고 있다.
물론 골프는 골프대로 계속할 것이지만 관심도의
집중이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는 얘기다.
2017.3 보라 마을 버들 강아지
카메라 바꾼후 7개월여 사이에 벌써 약 4000여장 이상의 사진을 찍었다
어디 사진 찍으러 일부러 다니는 소위 출사라는 걸 한 번도 해 보지
못했고 그럴 시간적 여유도 없지만, 어떠랴! 간간이 다니는 여행
에서,또 동네 인근에서 변화 무쌍한 자연을 찾고 즐기며 덤으로 멋
진 사진까지 찍어 남길 수 있으면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