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과 사진

낙엽예찬 *^ (1) - 분당

춘강마로니에 2012. 10. 31. 13:56

12.10.28 아침 분당 central park

 

낙엽~ 가을이 주는 최고의 선물인 이 낙엽! 거실 창밖으로 나날이

붉어져가는 탄천 개울가의 벛나무 잎이 붉게 물들어 간지는

벌써 어림잡아 2주일이 넘었다^

 

저 먼산의 단풍보다 훨씬 빨리 다가오는 개울가의 붉은잎~

 

또 하나 느티나무~ 이놈 또한 일찍 물든다. 사람들이 눈여겨 보고

아! 단풍이 들었네,,하고 외치는은행나무보다 훨신 먼저

이 녀석들이 있는것을 사람들은 간과

하고 있는것이다.

 

 

그래서 길가의 은행이 노랗게 물들때는 이미 한차례 멋진 단풍이 회오리 처럼

지난 후인것이다.

봄에 꽃이 피는 순서가 있듯,,가을에 단풍이 물드는 순서가 있다.

 

그런데 ,, 나무에 매달려 감처럼 익어가는 단풍을 능가하는 멋진 녀석들이

있으니,,그게 바로 떨어진 잎,,낙엽인것이다. 일찌기 이효석은 낙엽을

태우는 소감을 쓴적이 있다. 가을 낙엽이 타는 냄새,,는 바로 우주가 내뿜는

냄새일것이다.

 

 

 

가지런히 마치 송편이 누워 있듯이 저렇게 떨어진 낙엽을 본 일이 있는가?

어디 한군데로 몰려 쌓이지도 치우치지도 않고 정말 가지런히 평평하게

균일하게 쌓여있는 낙엽들^*

 

 

 

이것은 굴참나무 잎일 듯하다. 아!! 정말 낙엽을 보는것은 잎의 새순이 나는것

보다 더 감격적이다. 비록 땅에 떨어져 밟히거나 바람에 날리거나 흙으로 돌아가 거름이

될것이지만,, 나는 이때껏 새 순에게만 갈채를 보냈다.

 

늦봄의 연록색 새 잎에 환호했던 것이다.

 

 

 

이 기가 막힌 참나무의 잎! 그저 몇그루 안되는 참나무인데..

이토록 멋진 낙엽을 선사하다니^

 

 

 

 

이날 아침 나는 숨을 쉴수가 없을만치 저 낙엽을 보고 또 다시 보았다 ^*

 

 

봄의 풀 냄새에,,봄의 따스한 바람에,,그리고 봄의 꽃향기에 취해

그리고 용수철 처럼 생명이 솟아오르는 그 봄의 생명력에 반해 나는

봄을 찬양해왔다.

 

그런데, 저 낙엽을 발견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다!

생명의 봄이 있다면 낙엽의 가을이 있는것이다. 가을의 진가는

풍부한 수확과 달콤한 과일에 있다고 할수도 있지만,,

역시 가을은 단풍과 그 떨어진 낙엽에 멋이 있다 할것이다!!^*

 

 

누가 이 건조한 하늘에 오색빛 채색을 칠해줄 것이며 그누가 있어 이 메마른 대지를

저런 잎새로 덮어 줄것인가?

 

 

 

느티나무의 이 색감과~

 

 

 

 

아,,그리고 이 굴참나무의 잎이 또있다. 그냥 참나무와는 다르게

잎새가 두둑한 이 녀석은 색감이 틀린다.

 

 

느티나무,,참나무,,벛나무등의 잎이 수북히 떨어진 저 땅위에 놓여있는 벤치를

볼때면 고이비또요..가 불현듯 들리는듯하다. 가레하찌루 유쿠레바,,,로 시작되는

그 노래,, 낙엽이 뚝뚝 떨어진 벤치의 저 분위기를 알고서야 비로서 노래의 맛이

느껴짐직한 그런 노래다.

 

저 벤치에 특별히 연인과 함께 앉지 않아도 좋다. 그냥 보는것 만으로도

이 가을 충분하다^*

 

 

 

자작나무는 봄철의 여린잎이 나오는게 무엇보다 기가막힌다. 반짝이는 잎새에

길다란 술까지 자라는걸 보는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허나 가을의 자작나무의 잎은

별로 볼게없다. 단지 하얀 저 나무 기둥이 더 드러날 뿐이다. 수니가 노래한

"자작나무 숲으로 간다" 가 생각난다.

 

 

 

 

봄철의 벛꽃이 화사하다면 가을의 이 잎새도 그에 못지않다^* 나무 잎이 이보다 얼마나 더

화려할수 있을까?

 

 

 

너무 진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이 벛나무 잎새야 말로 가을을 대표하는 것으로

손색이없다.

 

 

자,,이건 느티나무 비슷한 단단한 나무인데,,, 마치 시골서

보던 박달나무 같기도한데^*

 

 

 

 

 

 

^^*!! **

 

 

느티나무~!

 

 

공원,,하면 사람들의 발길에 문턱이 닳고 닳아 인공의 냄새가 물신 풍기는걸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것이다. 허나 입구에 조르륵 서있는 저 나무들!

정말 수수하기 이를데 없는 색감이지만,,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아침 8시에 자전거 타고 나와서 벌써 10시가 넘어간다. 자전거가 없었으면 아마도

오늘 아침은 여기까지 못 나왔을게다. 분당에 이사온지 13년이 지났지만

오늘같은 가을은 처음이다. 보물이 지척에 있었는데,,그간 찾을 생각도

안했다. 뭐가 그리 바쁜지^* 겨우 봄철에 벛꽃 보러 한두번 왔을뿐인 이곳..

 

 

 

성당 체육대회에서 행운권 추첨으로 하나 얻어온 저 자전거~

이 가을에 낙엽을 보러 댕기기에는 제격이다. 자동차를 타고 낙엽을

보러 이리저리 다니긴 불편하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맞는 얘기같다^

헌데 새순보다 더 아름다운게, 바로 저렇게 땅에 내려앉은 잎새 ~이다.

보통 저런 곳을 보면 주저앉아 뭘 먹거나 심지어 고기를 구워 먹을 생각부터

하는게 한국 사람이다.

 

휴지하나 종이하나 없이 말끔하게 낙엽만 쌓인 이곳,,분당 ! 감사한 일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인다.

 

 

 

그런데 실은 이런 단풍나무가 더 강렬하기는하다. 요건 분당의 단풍이

아니다. 10.26일 잠시 댕겨온 은화삼이란 곳이다. 그러나 단풍나무에

전혀 손색이 없는게,,벛나무요~느티나무요,굴참나무의 색감이다^*

 

 

 

 

그곳의 단풍은 이러했다^*

 

 

 

고즈넉한 가을의 정취가 매우 잘 풍기던 그곳^*

 

 

이 멋진 낙엽을 보러 10월중에 한두번은 더 와야겠다. 낙엽을 모아 태울수는

없지만 나의 낙엽예찬은 계속되어야 하니깐^*

 

 

 

하루지난 오늘 아침 다시 아들을 데리고 낙엽을 보러갔다. 헌데 오늘의

낙엽은 전혀 어제의 그것이 아니었다. 간밤에 무슨일이? 너무 기온이

내려가 떨어진 낙엽이 대부분 얼어 진물러버렸다. 낙엽도 바로 떨어진

신선한게 보기 좋다는걸 이제사 알았다^*

 

며칠간 기온이 더 내려간다니,,아!! 낙엽은 이제 끝이구나~

 

 

 

  
가레하지루 유우구레와 枯葉散る夕暮れは 고엽이 지는 해질녘은
쿠루히노 사무사오 모노가타리 來る日の寒さをものがたり
내일의 추위를 말해주는데 아메니 고와레타 벤치니와
雨に壞れたベンチには 비에 부서진 벤치에는
아이오 사사야쿠 우타모나이 愛をささやく歌もない
사랑을 속삭이는 노래마저 사라져
코이비토요 소바니이테 戀人よ そばにいて 연인이여 곁에 있어요
코고에루 와타시노 소바니이테요 こごえる私のそばにいてよ
얼어붙은 나의 곁에 있어줘요
소시테 히토코토 고노와카레 바나시가 そしてひとこと この別れ話が
그리고 한마디 이 이별 이야기가
죠단다요토 와랏테호시이 冗談だよと 笑ってほしい
농담이라며 웃어주기를 ..
자리미치오 가케아시데 砂利路を驅け足で
자갈길을 뛰어가며 마라손히토가 유키스기루 マラソン人が行き過ぎる
마라톤선수가 지나가네 마루데 보오캬쿠노 조무요우니 まるで忘却のぞむように
마치 망각을 바라는 듯 도마루 와타시오 사솟테이루 止まる私を 誘っている
멈춰서있는 나를 부르고 있어요 코이비토요 사요우나라 戀人よ さようなら
연인이여 안녕히 기세츠와 메굿테 쿠루케도 季節はめぐってくるけど
계절은 돌아오지만 아노히노 후타리 요이노 낭아레보시 あの日の二人 宵の流れ星
그 날의 두 사람 밤의 유성별 히캇테와 기에루 무죠오노 유메요 光っては消える 無情の夢よ
빛나고는 사라지는 무정한 꿈이여 코이비토요 소바니이테 戀人よ そばにいて
연인이여 곁에 있어요 코고에루 와타시노 소바니이테요 こごえる私のそばにいてよ
얼어붙은 나의 곁에 있어줘요 소시테 히토코토 고노 와카레바나시가 そしてひとこと この別れ話が
그리고 한 마디 이 이별 이야기가 죠단다요토 와랏테 호시이 冗談だよと 笑ってほしい
농담이라며 웃어주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