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중학시절 -- 종아리맞기

때는 중학교 1학년 때이다. 시골 학교라서 수업과정에 농업이 있었다.
실제 땅을 파고 농기구를 다루는 시간이다. 당시 나는 1학년 급장으로 있었는데,,
실습 시간에는 급장 부 급장 등이 실습 기구를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하는것이
관례였다.
그날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구 준비를 미처 하지 못했다. 그때 담당 선생님은
국어를 가르치던 총각 선생으로 학교 근처 동네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는데
항상 독서를 많이 한다고 늘상 우리들한데 말하곤 하셨다.
헌데 그 선생님은 해병대를 갓 제대하고 교사로 부임해 온터라 가끔씩 성질을
내고 앞뒤가 종잡을 수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마침 그날 무슨 심기가 나쁜 일이 있었는지,,미처 준비가 안된 농기구 땜시로
학생 한명당 5분이면 60명, 즉 300분의 시간 로스가 난 것이라며 노발대발
하고 급장, 부 급장등 책임있는 우리를 나오라 하였다.
그리곤 지휘봉으로 종아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대략 10여대 이상 맞은거 같았는데,,이게 문제였다.
나를 제외한 두 명은 그런대로 괜찮아서 다니는데 별 지장이 없었으나 나는 두
다리가 퉁퉁 붓고 도무지 걸을 수가 없었다. 다른 친구 둘 보다 유독 나만 더
심하게 때린건지는 확인 불가지만 아무튼 학교까지는 2킬로 남짓 한데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이렇게 되자 이 문제가 교장 선생님한테 까지 보고가 되어 국어선생은
꾸지람을 듣게 되었고 교장 선생님의 지시로 우리 뒷 동네 살던 광묵이란
친구의 자전거 통학길에 아침 저녁 나를 자전거에 태우고 다니게 조치를 했다.
약 보름 정도를 그렇게 통학을 했다
시간 개념을 가르쳐 준건 좋았지만 걸을수도 없이 퉁퉁 부은 다리를 보는 내
맘에는 그런 교훈 따위가 남아 있을리 만무했다.그건 순전히 쓰잘데 없는 욱하는
정신의 발로가 아니었을까.. 더구나 당시 부모님이 다 돌아 가시고 외롭고 기댈
데가 없던 나는 더욱 더 이 처사가 슬프고 서럽기도 했다. 열번을 양보해서 정말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조치였다고 쳐도 지금 같으면 아마도 학부형들 등쌀에
학교가 난리가 났을 그런 사건이었다.
순진하고 어리숙한 시골이었으니 망정이지,
내가 다리를 못 쓰고 자전거로 통학한다는 말을 들은 그 선생님은 오히려 더 맞았
어야 한다며 목청을 돋구고 있었다. 도대체 수업 시간에 준비가 다소 안된 건 잘못
이지만 그렇게 까지 해야했나 하는 의문이 지금도 드는건 물론 그때 맞은 후유증으로
40여년이 흐른 지금도 오른쪽 종아리가 힘을 주면 약간은 불편할 정도이니 말이다
한참 전에 " 왜 당시 그렇게 까지 하신 겁니까? "하고 만나면 따져볼라 했드니 그
선생님이 벌써 이 세상을 하직한지 오래됐다는 얘길 친구들로 부터 들었다.
그리고 그때 함께 종아리를 맞은 친구 둘 중 하나도 이미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지금도 학생들 체벌이 가끔씩 사회문제로 보도 되긴 하지만, 체벌은 약간 만으로
그쳐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도를 지나친 체벌은 교육은 커녕 괜한 반발감만
심어주고 두고 두고 후유증만 남길 뿐이다.
오늘도 우리 약국에 들르는 중학생들을 보면 아기같이 귀엽고 보숭보숭하다.
이런 학생들에게 과격한 종아리 때리기 체벌이라니,,말이 되는가?
설령,세상에 뭔 죽을 죄를 지었을망정 두들겨 패서 고쳐질 건 없을 것이다.
이렇게 고상하게 단어를 적고 있지만 사실 내 마음속에는 당시 그 선생님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낀다.
‘ 거 무슨 선생이라고~
어린 학생들한테 화 풀이나 하고 말이야~
당신 자식 같으면 그렇게 하겠어? 이 양반아! ‘